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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향과 풍미는 어떻게 생겨날까? 발효통에 과일이나 풀을 섞어 넣거나 인공향료를 첨가한 것도 아닌데 포도로 만든 와인에서 어떻게 체리나 레몬그라스 혹은 사과의 향이 날까? 바로 다음의 세가지가 와인에 풍미를 부여해주는 주된 원인이다.
와인에서 다양한 음식, 향신료, 광물질을 연상시키는 복합적인 향이 발산되고 와인 특유의 맛 (단맛,시큼한 맛, 아죽 간혹 느껴지는 쓴맛)이 느껴지는 이유는 이 3대요소들의 생물학적, 화학적 작용 덕분이다. 와인의 복합적 향을 맡고 있으면 진짜 체리, 레몬그라스, 사과 냄새 같다고 느껴질 때가 많은데, 그 모두는 포도의 복잡한 생물학적 작용, 효모의 신진대사 활동을 비롯해 양조 및 숙성 과정에서의 수 많은 화학적 상호작용이 밎어낸 결과다. 이제부터 포도 재배부터 병입까지 와인 양조의 과정을 살펴보며, 와인의 맛과 향이 어떻게 생성되는지 알아보자.

와인 주조용 포도는 주로 '비티스 비니페라'라는 종에 속한다. 이 비티스비니페라에는 적포도 뿐만 아니라 청포도의 다양한 품종이 있다. 그렇다고 비티스 비니페라만이 와인 주조용 포도는 아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대표적 자생종인 비티스 라브루스카도 그 한종으로, 동해안 및 중서부 지방뿐만 아니라 뉴욕주까지 넓은 지역에 걸쳐 재배되고 있다. 비티스 라브루스카 같은 미국의 자생종과 비티스 비니페라를 교배한 교배종도 와인의 원료로 이용되고 있다.
포도 품종은 와인이 풍미를 크게 좌우한다. 품종의 특성(특정 포도의 통장적이거나 으레 예상되는 맛과 향)은 와인 양조에서 중요하게 생각할 요소이며, 포도마다 특유의 특성들이 있다. 예를 들어 껍질이 두꺼운 적포도로 와인을 빚으면 대체로 타닌 함량이 높아지는데 이 타닌 때문에 와인이 어릴 때 쓰고 떫은 맛이 나기도 한다. 리슬링이라는 포도 품종은 산도(시고 시큼한 맛)가 높은 와인을 만들고 뮈스카 품종은 오렌지 꽃 냄새가 나는 그윽한 향의 와인을 만든다. 이렇게 품종에 따라 와인에 아주 다양한 특징이 나타난다. 그래서 균형이 잘 잡힌 와인을 만들기 위해 포도 특유의 특성을 살리느냐 죽이느냐는, 와인 메이커가 풀어야 할 어려운 숙제 중 하나다.
| 적포도 품종 | 포도 특유의 풍미 |
| 카베르네 소비뇽 | 카시스(블랙커런트), 블랙베리, 바이올렛 |
| 가르나차/그르나슈 | 체리, 산딸기, 향신료 |
| 메를로 | 블랙베리, 블랙올리브,플럼 |
| 네비올로 | 플럼, 산딸기, 트러플, 신맛 |
| 피노 누아르 | 향수냄새, 산딸기, 레드체리, 신맛 |
| 산지오베제 | 블랙체리, 블랙베레, 바이올렛,향신료 |
| 시라/시라즈 | 향신료, 블랙 프루트, 블루베리 |
| 템프라니요 | 포도향미, 체리 |
| 진판델 | 향신료, 잘익은 딸기류, 체리 |

| 청포도 품종 | 포도 특유의 풍미 |
| 샤르도네 | 사과,멜론,배 |
| 리슬링 | 광물성, 시트러스(감귤류 과일), 열대과일, 신맛 |
| 소비뇽 블랑 | 토마토 줄기, 베어낸 풀냄새, 자몽, 시트러스, 그윽한 향 |
포도는 재배 위치가 중요한 작물이다.
메인주에서 오렌지를 재배 할수 없는 것처럼 북극 같은 기후에서 포도를 재배할 수는 없다. 포도 나무가 잘 자라는데는 몇가지 조건이 있다. 발육기, 일조일, 태양이 비추는 각도, 평균 기온, 강수량 등이 적절해야 한다. 토양 또한 중대한 영향을 미치며 적절한 배수로도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 적절한 일조량은 포도를 적당히 숙성시켜 당분을 생성시킨다.
대다수의 포도 품종은 특정 지역에서 재배될 경우 더 고품질의 와인을 만들어낸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적포도는 대체로 청포도보다 더 긴 발육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비교적 따뜻한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그래서 비교적 추운 북부 지역인 독일이나 프랑스 북부에서는 대부분의 포도밭에서 청포도를 재배하며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칼, 캘리포니아의 나파 밸리 같이 따듯한 지역에서는 적포도가 잘 자란다.
테루아는 과학적인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다소 까다롭다. 어쨌든 테루아란 어느 특정 지역이나 포도원의 토양 구조와 지형, 일조량과 기후, 강우량, 지역 특유 토착 식물을 비롯해 그 외의 수많은 환경적인 요소를 아우르는 '막연한' 개념이다. 테루아가 와인의 풍미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 와인 메이커들이 많은데 실제로 일조상태나 토양 배수 같이 테루아의 특정 요소의 경우엔 포도 품질에 미치는 영햐잉 확연히 드러난다.
테루아의 요소 중에서도 토양의 유형은 최종 와인까지 그 자취를 남긴다는 것이 보편적인 의견이다. 쉽게 풀어 말하면 이러한 풍미를 '광물성 풍미'라고 할 수 있다. 특정 와인 생산지들은 와인에서 토양의 기운이 고스란히 느껴지기로 유명하다. 독일의 리슬링에서는 더러 재배지 토양의 점판암 맛이 느껴지는가 하면, 석회암 토양에서 재배되는 부르고뉴의 샤르도네 포도에서는 부싯돌이나 강가의 젖은 조약돌 냄새가 나타나곤 한다. 한편 포도나무가 뿌리를 통해 토양을 직접 흡수하는것도 아니고 토양에서의 광물질 흡수량도 미량에 불과하므로, 광물성 풍미는 테무라의 다른 요소나 지역 특유의 와인양조 과정에 따른 결과라는 주장이 더 일리 있게 들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테루아 옹호론자들은 와인에서의 토양의 풍미를 맹신한다. 실제로 대서양에 인접한 프랑스 루아르강 어귀에서 재배되는 무스카데에서 바닷물 향이 확연히 느껴지기도 하니, 정말 어느쪽 주장이 맞는지 알쏭달쏭하다.
한편 와인에서 느껴지는 지역 특유 식물들의 향은 정말로 그 식물의 영향인 듯하다. 와인의 유칼립투스 향을 예로 들면 인근 나무의 유칼립투스 오일이 포도에 옮겨지는 경우가 간혹 있다. 지중해 연안 론 밸리 남부는 상록 식물과 로즈마리, 백리향 같은 풀들이 한데 섞여 일명 가리그 라는 관목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앞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 향이 와인에 전해지곤 한다.
당도와 산도의 비율이 와인 양조업자가 만들고 싶은 와인 스타일에 적합한 수준에 이르렀을 때 수확해야 한다. 6월에 포도밭에 가서 조그만 청포도 알을 하나 따먹어 보라. 아주 시고 떫어 절로 입이 오그라들 것이다. 9월이나 10월에 같은 포도밭에 가서 똑같은 포도나무의 포도를 맛보면 매우 달콤할 것이다. 태양이 강렬하게 내리쬐던 몇 달 동안 광합성 작용에 의해 포도에 당분이 축적된 것이다.

날씨는 포도 수확물의 양뿐만 아니라 질에도 해를 끼칠 수 있다. 포도나무가 휴면기에서 깨어나는 봄에 꽃샘 추위가 찾아오면 개화가 멈추어버림으로써 생산량이 줄어들 소지가 있다. 이런 중대한 시기에 극심한 악천후라도 닥친다면 그 역시 포도에 악영향을 미친다. 비가 적게 내리거나 너무 많이 내릴 경우 혹은 부적절한 시기에 내릴 경우에도 피해를 주게 된다.
수확기 직전에 비가 내리면 포도에 수분이 증가한다. 이런 포도로 만든 와인은 엷고 묽어진다. 가웅량이 부조가면 와인의 밸런스에 영향을 미쳐 강하고 진한 와인을 만들 수 있는 반면 포도 수확량은 줄어든다. 갑작스러운 기온 저하는 발육기가 지나서까지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포도 재배자 입장에서 나름대로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이 있기도 한데 그 시기에 따라 포도를 재배하는 중에 취할 수 있는 조치와 와인을 양조하는 과정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로 나뉜다.
| 문제점 | 여파 | 해결책 |
| 혹한 | 수확량 감소 | 윈드머신, 스프링클러 설비, 난방 설비 |
| 부족한 일조량 | 설익어 풋풋한 풀냄새가 나며, 높은 산도와 낮은 당도를 띰 |
가당 |
| 과도한 일조량 | 너무 익어 알코올 함량이 높으며 짙은 적자색을 띰 |
물 첨가하기 |
| 과도한 비 | 연하고 묽은 와인 | 포도밭을 더 건조한 기후대로 옮기기 |
| 노균병 | 썩음 | 황산구리 살포 |
| 가뭄 | 포도송이가 말라붙음 | 물주기 |
| 높은 알코올 함량 | 성분의 밸런스에 변화가 생김 | 알코올분 제거하기 |
| 높은 산도 | 아주 시큼한 와인이 됨 | 산도 줄이기 |
| 필록세라 | 포도나무가 죽어버림 | 내성이 있는 접본에 접붙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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